아 정말로 피곤하다. 그래도 글 쓸 때는 정신 차리고 써야지...
이번이 -톤 붙은 대회, 그것도 0박 2일로 치루는 대회를 나온 건 처음이다. 편의점 알바 야간 때문에 어느 정도 적응한 건 사실이지만 너무 고생시키지 않았으면 한다. 나도 이거 글만 쓰고 바로 자고 싶다.
그래도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면 결과는 나름 괜찮았다. 대상 / 최우수상 / 우수상 중 제일 마지막인 3등을 하게 되었다.(7팀이 있었다.) 위에 있는 2팀은 납득할만 퀄리티를 보였기에 오히려 만족스러웠다.
도착하기 전까지도 굉장히 걱정이 많았다. 내가 창업에 그렇게 일가견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나보다 진심인 사람도 많을 텐데, 내가 괜히가서 꼽사리 끼는 건 아닌가? 난 개발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하는 자신에 대한 의심을 안고 가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나름 마음을 다 잡고 갔는데 생각보다 너무 재미 있었다.
마음 한 켠엔 언제나 이런 생각이 있었다. "난 개발자 하면서 먹고 살 건데, 시켜주면 잘할 수 있는데, 가르치면 열심히 배울 수 있는데... 어떻게 이 마음을 증명할까?"란 고민이다. 내가 굳이 다른 동아리 보다도 굳이 hive에 매진하는 이유는 뭔가 결과(=증명)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헬키 개발일지의 첫번째 글에도 그렇게 적었던 것 같다.) "개발자로써 내가 얻을 수 있는 결과를 얻고 싶어"가 개발과는 분명히 좀 동떨어진 커뮤니티에서도 내가 활동하는 이유라고 생각했다.
이번 아이디어톤은 그런 생각도 깨부숴 버렸다고나 해야하나? 이번에 나는 팀에서 UI/UX를 담당했다. 사용자 페르소나의 감정 그래프용 도형 생성도 해보고, ppt 표지도 담당했다. 나도 내 인생에서 디자인을 담당하게 되는 날이 오게 될 줄은 몰랐는데, 생각보다 재미도 있었고, 내가 이걸 만질 수 있겠구나는 확신을 좀 얻을 수 있었다. 말로만 이야기하기 보다는 이미지가 낫겠지?
여기서 저 앱 화면들을 다 내가 피그마로 제작한 것이다. 이렇게 Preview도 볼 수 있는게 정말 간편하고 좋다.
처음에는 아이디어를 열심히 이야기 하다가(아이디어 만드는데 3시간이나 걸렸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1등팀은 4시간은 했다고 한다), 중반에 멘토분이 한번 오셔서 조언을 이것 저것 해주고 가셨다. 그 덕에 아이디어가 중구난방으로 흩어질 수 있었던게 잡혔다. 이후 역할 분담을 하자니, 개발자인 나로써는 당장은 도움을 주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서운하지만 어쩔 수 있나). 그래도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앱 화면이라도 만들자!"싶었고, Figma를 켜버린 것이 일의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이게 말이 되나 싶었다. 이전에 한번도 Figma로 무언가를 만든 적도 없었다. 회의 땜에 이용한 건 있어도, 아예 경험도 없는데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했고... 놀랍게도, Figma는 내가 생각한 것 만큼 조작이 어렵지 않았고(사람들이 왜 쓰는지 알 것 같았다랄까...), border-radius같은 기능들도 개발자 차원에서 이해하기 굉장히 좋게 넣을 수도 있었다. Commnad/Ctrl + G해서 그룹핑하는 것과 그룹 해제 하는 법을 터득하니까 나름 할만 해졌고, 렌더링 순서도 좌측에서 조절 가능하다는 건 파악하기 어렵지 않았다.(개발자라 다행이다)
피그마를 내가 아예 처음 쓴게 아니라는 것이 굉장히 큰 도움으로 작용한 것 같았다. 나도 움직이는 방법이라던가는 알고 있었고, 어디서 이미지를 export해가는지는 알고 있을 정도로 인터페이스 자체에는 익숙했다. 또 나와 같은 팀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 중에 피그마 능력자가 1명 있는데, 그 사람이 디자인 한 것을 가져온 것도 있고, 래퍼가지고 개발하면서 어깨 너머로 배운 것이 많다. 그래서 그 사람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시디과 사람이 우리 팀에 두 명이나 있는데... 생각 방식, 특이사항, 인사이트, 능력, 노력 등을 접할 수 있었던게 내게 이런 선물로 돌아오게 될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다른 사람들에게서 어깨 너머로 조금씩 배우게 된 것들이 이번에 한 번에 터졌다는 느낌?
그리고, 아마 이번 일을 계기로 확실히 좀 더 확실히 모바일 내지는 프런트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이제 내 스스로 와이어 프레임을 제작 할 수 있게 되었고, 피그마로 디자인 한 다음 실제로 코딩을 하는 선택지가 생겼다. 이 어드벤티지를 확실히 활용해야겠다.
Figma도 이제 간간히 배우면서 갈고 닦아야겠다. Figma의 첫인상은 최고였다. ㅎㅎ 상도 타고... (모든 팀 중에서 앱 화면이 나온 건 우리 팀이 유일했다 VV 열심히 PPT제작해주시고 아이디어 내주신 팀원 세분께도 감사드린다) 팀원 분들이 잘 대해주신 것도 좋았다. 앱 화면 열심히 만들라고 해주시고, 괜찮나 싶을 때 하고 싶은거 열심히 하라고 하고, 너무 좋다고 칭찬도 해주시고,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역시 사람은 어느정도는 단순하게 살긴 해야하나보다... 요즘에는 정말 그렇게 사니까 음침한 것도 많이 나아지는 것고, 치유 받는 느낌이 든다고 해야하나... 그런게 있다. 세상이 더 아름답게 보이는 건 좋은 일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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