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이건 조별과제여서 내가 모든 것을 다 올리지는 못한다. 같이 작업한 것이 많아서 완벽히 내 저작물이라고 할 만한 것은 많이 없는 편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발표를 요약한 요약문은 내가 전부 다 작성했고, 발표에 핵심인 ppt나 보고서를 올리는 것 보다는 여간 부담이 덜 하기 때문에,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도 공유를 해볼까 한다. 우선 이 포스트도 2~3주 간은 비공개 처리할 것이다. 혹시 교수님이 찾고서 표절이다!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으니까.
1. 주제 선정 이유
영화에서 건물은 주로 배경으로 등장해서 분위기를 한껏 높여주는 역할을 맡기 마련이다. 오히려, 분위기를 주도하고 넘어서서는 영화의 주제를 보여주는 경우도 많다. 그렇기에, 영화와 건축물의 관계성은 생소한 주제이지만 분명 토론할 가치가 있다. 그래서 이 발표에서는 영화 <어바웃 타임>에서 건축물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2. 어바웃 타임의 줄거리
<어바웃 타임>은 어떤 소년이 20살이 되는 날에, 아버지에게서 자신에게 시간 여행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되면서 시작한다. 주인공은 시간 여행을 이용해서 자신이 좋아하게 된 상대에게 접근하고, 마음을 얻어 결혼까지 하게 된다. 안타깝게도, 주인공 커플은 비도 쏟아지고, 드레스도 망가지는, 가히 최악이라고 생각될 결혼식을 올리고 만다. 주인공은 시간 여행을 할까 생각하지만, 오히려 그 순간을 즐기고 있는 자신과 배우자를 보면서 시간 여행에 관한 생각을 접게 된다. 이후 주인공은 단 하루를 위해서라도 시간 여행을 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보통 사람처럼 살아가게 된다. 불행도 행복의 일부임을 깨달은 것이다.
이러한 줄거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자 감독이 골랐던 세 군데의 촬영장소(건축물)를 소개하고자 한다. 3개의 건축물은 전부 대성당 건축, 특히 건축 시기상 고딕 양식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영화에서 이용된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그 건물의 맥락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고딕 양식에 대한 설명을 우선하고자 한다.
3. 로마네스크부터 고딕까지의 대성당 건축의 변화
다만 고딕 양식만을 설명하면 고딕만의 아름다움을 전달하기에 부족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시기적으로 먼저 등장한 로마네스크 양식과의 비교를 통해서 고딕의 특징을 알아보려고 한다.
로마네스크 양식 대성당의 특징으로, 돔 형식의 지붕, 두꺼운 벽, 그리고 촘촘한 석주를 꼽을 수 있다. 특히 반원형 아치와 교차궁륭 등의 건축 구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반면에 고딕 양식의 교회는 뾰족한 솟은 첨탑과 수직적인 구조가 돋보여 로마네스크와는 명확한 대비를 이룬다. 늑골 궁륭이나 엄두형 아치를 이용한 덕분에 벽의 두께가 로마네스크 양식보다 상대적으로 얇아졌으며, 이것은 성당 내부구조에도 영향을 미쳤다.
가장 명확한 차이점은 창문의 구성이다. 단순히 뚫려 있는 구멍에 불과한 로마네스크의 창문과는 달리 고딕 양식의 창문은 아름다운 색감의 스테인드글라스로 구성되어 있다.
4. St Michael Penkevil Church
펜커빌 교회는 주인공이 결혼식을 올릴 때 쓰인 내부 촬영지이다. 영국의 콘월에 지어져 있으며, 튜더 고딕 양식으로 지어져 있다. 대성당에 비해서는 작지만, 외부에서 고딕 양식의 첨탑을 볼 수 있다. 또한, 이 건물은 고딕 양식 말고도 튜더라는 특이한 양식이 적용되어 있다.
5. 튜더 양식이란
튜더 양식은 영국의 건축 양식 중 하나로, 고딕 양식에 후대에 등장할 르네상스 양식의 요소를 가미하기 시작하면서 생겨난 과도기적 양식이다. 영국의 튜더 왕조가 집권한 15~16세기에 등장했기에 그 이름이 붙었다. 가파르고 특이한 지붕과 작은 슬레이트 등으로 덮여있는 것이 특징 중 하나이다.
6. Portloe United Church
주인공이 결혼식을 올린 후 나온 외부 촬영지이지만, 아쉽게도 많은 정보가 있지 않은 소규모 민간 건축물이다. 앞에서 소개한 펜커빌 교회와 같은 지역인, 콘월에 소재지를 두고 있다. 펜커빌 교회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점과 지붕의 슬레이트를 미루어 보아, 튜더 양식의 디자인이 일부 반영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7. 왕립재판소(Royal Courts of Justice)
왕립재판소는 다른 건축물과는 달리, 주인공이 고된 변호사 일 이후 시간여행을 통해서 다시금 둘러다 보는 멋진 공간으로 강조된다. 외부 모습을 보면 뾰족한 첨탑이 솟아 있어 명백히 고딕 양식의 요소가 쓰였음을 보여준다. 내부를 살펴보아도 수직적인 구조와 스테인드글라스를 볼 수 있다. 걸려있는 몇몇 그림들을 보아, 순수 예술을 건물의 일부로 보기 시작한 르네상스 이후의 건축 양식 요소도 포함되었음을 알 수 있다.
고딕 건물에 더 나중의 양식인 르네상스 건축 요소가 포함된 이유는 실제 왕립재판소가 고딕 건축 시기에 지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왕립재판소는 19세기에 고딕 리바이벌 양식을 따르며 지어졌고, 세간에서는 제일 멋진 고딕 리바이벌 건축물이라 회자하고 있다.
8. 고딕 리바이벌 양식
고딕 리바이벌 양식은 말 그대로 고딕 양식의 부활을 의미하는 말이다. 산업 혁명으로 건축 양식이 획일화되고 기존의 신앙심이 약해지는 등의 사회 변화가 일어나면서, 낭만주의자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복고의 움직임은 18세기 영국에서 시작해서 19~20세기에 걸쳐 유럽 전역에 퍼졌다. 고딕이 기존에 표현했던, ‘하늘의 빛은 신의 섭리’라는 의미를 다시 강조하고자 했고, 때에 따라 모더니즘 양식의 요소 일부를 가져오기도 했다.
9. 감독은 어째서 콘월의 두 교회를 선택했는가?
주인공 커플은 결혼식을 더 화창한 날씨에 치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감독은 물 폭탄을 맞고, 치마가 뒤집히는 장면을 통해 그 순간마저도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영화에선, 고딕 양식의 아름다운 펜커빌 교회에서 바깥의 험하지만, 경치가 좋은 포틀로 교회로 화면 전환을 했다. 바람이라는 겉면의 차이가 있어도 사실은 두 곳(두 사건) 모두 아름답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는 장치로서 볼 수 있다. 특히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려도 뒤풀이 파티를 위해서 이동하는 장면은 나름의 재미를 선사한다.
10. 감독은 어째서 왕립재판소를 선택했는가?
주인공은 영화의 후반부에, 아버지에게 하루만 다시 살아보라는 행복의 비법을 듣게 된다. 처음에는 바쁜 변호사 일을 하느라 주변을 제대로 둘러보지 못하지만, 시간을 되돌려 자신을 둘러싼 아름다운 법원 건물과 다시 한번 마주한다. 옛것을 돌아본다는 의미에서, 고딕 리바이벌과 순수 미술이 공존하는 이 건물에서 이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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