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정리/공개

[군대] 공군 전산병 후기!(주의 : 별로 좋지 않음)

by 리나그(ReenAG) 2023. 11. 24.
728x90
반응형

<아래에 3줄 요약 있으니까 시간 없으면 스크롤 다운>

 

썸넬이 되어라 그냥 전역모!

 
 전역한 지 며칠이 지났다. 어지간히 나오고 싶었는지 전역하기 전날에도 전역하는 꿈을 꾸었고, 오늘도 전역하는 꿈을 꿨다. 내용은 완전히 다르지만.
 
 어쩌면 당연하지만, 나는 입막음을 서약해야 했다. 전역 전에 작성하는 서류에 마저도 "군 관련 보안사항을 전역 후에도 외부에 발설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쓰여있는 뭔가에 서명을 해야 했던 기억이 난다. 실제로 그런 사항을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이야기할 일도 없을 것이다. 그래도 내가 어떻게 느꼈는지는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전산병도 나름 모집병이고, 그렇기에 어느 정도 자신의 운명을 정할 수도 있을 테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원하는 자대은커녕 원하는 보직도 제대로 선택할 수 없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두었으면 좋겠다. 본인이 기훈단(기본군사훈련단)에서 1등을 하고, 이후에 특기학교에서도 1등 하고... 뭐 이런 천재라면 상관없겠지만, 그렇다면 이 글을 읽고 있지도 않을 것이다.
 
 내가 지원할 때만 해도 특기학교에서 A, B반 나누어서 받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그것으로 대충 자기가 일과제, 크루제 중 선택하는 것도 가능했으나 이젠 분반되지 않기 때문에 더욱 불확실성이 짙어졌다. 그래서 지금은 나는 전산병을 추천하지 않는다. (도박하고 싶으면 말리진 않습니다)
 
 나는 처음에는 '군대를 빨리 끝내버리고 싶다'와 '그렇지만 체력적인 일은 하고 싶지 않다'라는 두 가지 생각으로 전산병에 지원했다. 아 근데 둘 다... ㅋㅋ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ㅋㅋ
 
 크루제가 걸려버렸다! 크루제 하면 운동도 하기 정말, 정말 힘들다.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자. 그곳의 크루 근무제도는, 가히 최악이었다. 24시간제, 소위 이야기하는 '짱'이라는 것을, 나는 자대에 도착해서 처음 들었다. 나는 그걸 처음에 듣고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싶었다. 뭐 하면 못할게 뭐가 있겠는가? 그다음 날이 아주 피곤할 뿐이다. 나는 일평생 수면시간을 지키려고 노력했던 사람들 중에 한 명이다. 내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권리를 이렇게 쉽게 뺏길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래도 지금은 쉬었으니까 뭐 괜찮을 것이다.
 
 하여간에, 상병 초 그 이후(자대 도착 후 8개월)도 만만치 않게 힘들었다. 갑자기 후임이 끊겨버려 한 달에 10번가량을 근무를 서야 했기 때문이다. 사람이 없는 것에 대한 대책은 없다. 그냥 더 많이, 더 자주 현재 있는 사람을 갈아서 넣는 것 밖에는 없다. 제발 크루제 하지 마... 이것 때문에 간부들과도 이야기를 해보고, 병사들끼리 이야기를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솔직히 나 자신이 굉장히 무력하게 느껴졌다. 그 당시에 뭔가 개선을 하고 싶어도 막연하거나 너무 강력한(1303등...) 수단 밖에는 생각나는 게 없었다. (그렇다 억까의 총집합 그거슨 군대)
 
 내가 50%, 75% 정도 군복무를 마쳤을 때, 적은 장점이 있다. '못 만져본 장비를 만져볼 기회가 있다.' 이제는 그런 장비를 '만져야만 했다'라고 정정하는 게 올바를 듯싶다. 제 아무리 군대라지만 CS 쪽으로 취업한 뒤에 교육을 울부짖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게... 물론 어느 정도 교육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이전에 노력해서 뭔가 하려는 게 도리 아닌가 싶다. 더한 건 병사들에게 자신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일을 시키는 것도 그러한 맥락에서 일어난다. 그렇다 여기에 있으면 세금낭비의 극치를 볼 수 있다
 
  다만 장비를 이리저리 다루는 것도 경험이라면 경험이고, 실제로 리눅스 장비를 복구(grub)한 적도 있었다. (쓸모없었지만) 내 프로그래밍 인생에 도움이 될까 정말 모르겠다. 그래도 나름 프로그래밍한다고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를 위해서 이것저것 만들기도 했다. 제한된 환경에서 별 짓을 다해서 만들었는데, 막상 밖에 나와서 내 컴퓨터 가지고 딸깍거리고 있으니 굉장히하찮아 보잘 것 없어보이는게 참 마음이 아프다. 군대의 "보안성" 유지가 참... 여러모로 장난 아니라는 것도 느껴지기는 한다. 그것 때문에 대체 군대 내에서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지만, 이젠 내가 신경 쓸 일도 아니고 알아서 하겠지. 정말 좋은 자대가 아니면 근무 중에 코딩 공부 제대로 하기 *아주* 어려울 것이라는 것만 알아주면 될 듯? 그냥 사지방 컴으로 하기를 바란다.
 
결론 3줄 요약
 
1. 이젠 분반 안 해서 일과제 / 크루제 확률 조정도 안됨. 그래서 추천 안 함. (자대 제대로 선택할 자신 있으면 말리지는 않음)
2. 제발 크루제는 가지 마셈, 진짜 세상이 억까하면 암 걸리는 수가 있음. (체력 없다거나, 운동하고 싶으면 더욱 지양)
3. 전산병도 결국 부대 by 부대, 간부 by 간부, CS지식 부실한 간부가 상관 = 자기 눈알 뽑고 싶음.
 
그러면 뭐 추천하느냐고 물으신다면 이야기 못해줌. 이유가 이씀. 그래도 일과제는 여전히 추천하니 ㄱㄱ
 

공군 50%달성 후기

 

728x90
반응형